새소식. 계기.

1. 누나가 서울대 법대에 합격했다. 만나면 늘 다투기만 하는 누나지만 소식에 너무나 자랑스럽고 마음이 벅찬 것을 보면, 이런 것이 남매인 것이라는 생각이든다.

누나,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아버지의 소원을 풀어주어서 고맙고, 권태에 빠져사는 내게 새로운 계기를 주는 누나가 고마워요.

나에게 당신은 우상입니다. 헌법재판소에서 일하고 내가 아는 누구보다 영어에 뛰어난 당신은 나의 자랑입니다.


2. 그러고보면 누나가 항상 나의 눈을 뜨게 해준 것 같다. 7학년때 '빨강머리 앤' 영어 원서를 읽는 것을 보고 be 동사가 뭔지도 모르던 나에게 영어 원서를 읽을 수 있게 경쟁심에 불을 붙여준 것이 누나였다(그랬기에 내 영어 실력이 늘 수 있었다).

민사고에 붙어서(하지만 난 떨어졌기에), 하루하루 아무 생각없이 보내던 내게 더 큰 세상을 바라고 과감히 유학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준 것이 누나다.

그랬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것이리라.


3. 이제 우리집에서 내가 가장 보잘 것 없는 학력을 가진 사람이 되었다. 대학을 네브라스카에서 나오기로 정한때부터 생각해온 학력 세탁--한층 더 중요한 일이 되었다.

여담이지만 늘 "누나보다 더 공부잘하겠다"고 큰소리쳐왔으니...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가장 보잘 것 없는 이유리라. 나를 위해서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한다.

누나안에 있듯, 나안에도 잠들어 있는 아버지의 이성과 어머니의 감성. 부모님은 내게 두분의 모든 장점을 물려주었다. 내가 무얼 못한다면 그것은 내게 부족함이 있어서 그런 것이지 두분의 잘못이 아니다.

부모님께 부끄럼이 없도록 나도 노력해야한다. 권태에 빠져있을 시간이 없다.


4. GRE를 준비해야겠다. 내년 5월을 목표로. 최고만을 목표로하고, 나에게 부끄럼없도록 노력을 쏟아붇고, 결과에 만족하자.

몇번의 실패가 있겠지만 연연해하지 말자. 더 강해지는 기회로 삼자.

할 수 있다. 세상 무엇을 하지 못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