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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2013. 12. 3. 16:00 | Posted by 스타인카푸스

12.03.2011.

기억이 맞다면 헤어진 날이다.

기억이 맞다면. 하지만 이것도 가물가물하니 확실친 않다.


하이티 미션 여행을 돌아온 날 헤어졌었기에

그리고 그 날을 기다리고 있었기에 기억이 맞을 것 같긴 하다만.

시간이 지나니 추억은 사라지고 기억이 남는다.


그때 담배를 끊겠다는 약속은 못 지켰지만 다른 약속들은 다 지켰던 것 같다.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만 가장 큰 문제는 나와 당신의 고집이었으리라.

이것도 아닐수도 있겠다만.

시간은 정말 화살같이 빠르게 지나가고 가져가고 싶었던 기억들마저도 퇴색시키는구나.


그다지 스스로를, 그리고 남을 변호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여러모로 고맙다는 말은 하고 싶다.


날 사랑해줬기에.

그리고 몇달 뒤 다시 사귀자고 물어봐주었고 그때 어쩔 수 없는 심경으로 거절해야만 했을 때의 내 처절한 미안함을 알지못했다면 그것도 고마워해야하는 것일지도.

덕분에 우린 어떤 헤어짐이 깔끔할 수 있다면 깔끔하게 끝낼 수 있었던 것일테니까.


그 후로 2년.


직접 만나면 할 말이 없을 것이 두려워 피했고.

내 활동이 너무 많으면 의도치않게 편가르기가 될 듯해 가능한 서로가 친한 사람들과 만나지 않으려했다.


해주고 싶었던, 싶은 말은 언제나 한가지.

'행복했으면 한다'는 것.

아무 거짓없이 진실된 마음으로.


기도를 자주하진 않지만 성체 후 기도할때마다 기도했다.

'행복했으면 한다'고.

항상 기도중에 가장 먼저 생각났다.

이 마음에 조금의 사심도 없었다고 생각한다/믿는다.


결혼소식에 기뻤다.

내가 못해준, 지금 생각하면 그때 내 상황에 할 수 없었던 것이었기에.

우습다만 미안한 마음을 덜 수 있을 것 같았기에.

이것은 교만한 생각일까.

교만한 생각이라면 내게 고맙다는 생각만이 남았다는 것으로 변명이 될까.

물론 변명할 기회는 없겠고 있어서도 안되겠지만.


다시 만난다해도 무슨 할말이 있을까.

서로 평행선의 다른 곳에 서서.

평생 다시 교차점에서 만날 일이 없는게 더 좋을거라 생각한다.


2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1년 정도는 헤메였던 것 같다. 아니, 헤메였다.

정처없이. 방황하며.


그 후 내게 생긴 변화를 느낀다.

너무 조심스럽지 않던 것이 많이 조심스럽게 변했다.

내 의사의 표현들이 때론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요즘은 그저 같은 하늘아래 살아있다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다.

가끔 내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만 안했으면 한다.

솔직히 아무 상관없는 것이다만 내 바램이 어떤 의미를 가진다면 그랬으면 한다.


결국 줄 수 있는 것은 생각뿐.

같은 하늘아래 둘 다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은총이라 생각한다.